세상사는 이야기(요가의 생활화)
한용유

저는 젊은 한때 위장병으로 오랜 세월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백약이 무효로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떡이나 국수 같은 가루음식은 입에 대지도 못했습니다. 선천적으로 약질로 태어 난데다가 위장장애로 음식을 제대로 못 먹었으니 항상 초췌하고 비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68년도부터 요가원을 찾게 되어 수련을 시작했고 단식과 자기 최면의 명상으로 원인 분석을 한 결과 부정적 심인성(心因性)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자신의 부정적인 인생관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요가를 생활화하기로 했습니다.

매일 새벽 산책 때 서서하는 요가를 30분간 하고 독서, 컴퓨터 유영 등을 하다가도 정적으로 굳어진 몸을 굴신과 물구나무서기 등 동적인 요가로 풀곤 합니다. 차중에서도 단전호흡과 항문 수축 복식 호흡으로 때와 장소에 따라 적절한 요가를 병행 합니다. 따라서 의식개조를 위해 계속 요가를 생활화 하고 새벽산책과 산행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습니다. 인생관을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바꾼 후 위장병도 없어지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은 복지관 요가 반에서 11시에서 12시까지 한시간식 수련을 한 후 마음이 통하는 전직 후배와 앞산 큰골 만수정 약수터까지 약 50분간 산림욕을 하면서 산행을 한 후 사가지고 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식사시간이 오후 1시가 지나고 요가와 산행으로 배가 고픈데 산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먹는 밥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사 후 입가심으로 커피를 음미 하면서 세상사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상대는 10여 년간 같은 과에서 함께 근무한 직장 후배로서 16년 연하 인데 서로의 내밀한 사정까지 숨김없이 털어 놓을 수 있는 허물없이 믿고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식 만나 요가도 하고 산행도 하며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나는 코드가 맞는 후배를 가진 것을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그와의 환담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복지관으로 되돌아 와 호흡 맞는 파트너와 탁구 게임으로 땀을 흠뻑 흘리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나면 날아 갈 듯 전신이 가쁜 해집니다. 이와 같이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날라 오는 20여 통의 메일의 좋은 글은 나의 일상의 청량제가 되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삶의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내가 위와 같이 낙관적인 글을 쓰게 된 것도 자신에게 최면을 주기위한 한 방법이며 또한 여러 사람에게 공포함으로서 筆行一致를 위한 스스로와의 약속이며 다짐을 위해서 입니다.

요가는 인도고유의 심신 단련법의 한가지로 자세와 호흡을 가다듬어 정신을 통일, 순화 시키고 초자연적인 힘을 얻으려는 수행법으로 정신적인 집중과 호흡의 조정으로 신체적인 기능을 유연하게 균형을 잡아주는 즉 정신, 호흡, 운동의 삼위일체가 되어야 올바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주기적인 단식과 자기최면으로 극기의 수행까지 겸한다면 더욱 좋은 수행이 될 것입니다. 인도의 성웅 간디는 60일까지 단식을 했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저는 예비단식 3일(죽, 미음, 사과즙) 본 단식 1주일(생수만 마심) 회복단식 4일(사과즙, 미음, 죽)의 두 번 시행으로 많은 효과를 얻었으나 단식 과정의 고비를 넘기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단식 후 보식기간이 가장 중요한데 단식으로 식욕이 당겨 과식을 하게 되면 부종 등 역효과의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위장병이 완쾌되고 나니 자만해져서 담배는 완전히 끊었으나 술과 커피는 분위기에 따라 하게 되고 때로는 과음과식으로 위장 장애를 초래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데 이럴 때는 식사 조절로 회복을 꾀하며 가능한 한 약 복용은 피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선천적인 약질은 항상 소식과 절제된 생활을 하지 않으면 탈이 자주 납니다. 내가 요가로 의식 개혁을 하기 전에는 나에게 약질을 물려준 부모님을 원망했으나 두주불사(斗酒不辭)로 건강을 과시하던 친구들이 만년에 고혈압 비만 당뇨 등 성인병으로 고생을 하거나 하나 둘 식 이승을 먼저 떠나가는 것을 볼 때 내가 약질로 태어 난 것이 오히려 다행이 아닌가라고 자위하며 감사하게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이 지역 연합회의 강연 후 돌아온 다음날인 8월26일 오후 폐혈전색전증으로 급서를 했다는 보도를 듣고 나보다 한살 아래인데 애석 했으나 육군대장에 보사부장관 등 화려한 전력에 77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고통 없이 하루 만에 갔으니 77 88 014 라고 할까. 죽음의 복까지 타고난 오복을 갖춘 분이라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제 남은 삶이 생의 마지막에 맞게 되는 가장 자유로운 시기이며 그동안 시달리던 모든 욕망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오래 사는 것 보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다가 주위 가족에게 폐 끼치지 않고 가기위해 이와 같이 스스로 다짐 하면서 공개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2009년 한가위 오후 대곡에서